제31 파사신통존자(第三十一 破邪神通尊者)

 본래의 이름은 발타라루지(跋陀羅縷支)인데 뜻은 현애(賢愛)이며 서인도 사람이다.
 그는 사론(邪論)을 파하여서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존자께서는 논법에 대해 투철하게 관통하였으며 학풍이 순박하고 계행(戒行)은 엄격하나 마음은 자비하였다.
 당시 마라파국에서는 대만바라문(大慢婆羅門)이 한 명 있었는데 모든 책을 읽고 밤을 세워 각종 종교이론을 연구하며 그의 제자는 수천 명이 되었고 본국 국왕의 존경을 받았다. 백성들도 감히 소홀히 대하지 못하였다.
 그런데 이 대만바라문이 불교를 비방하고 불교교주 석가모니의 조각상을 모욕하였다. 발타라루지는 이 말을 듣고 먼 길을 지나 대만바라문을 찾아가서 옳고 그름을 변론하였다.
 마라파국왕은 존의를 중재하였는데 발타라루지는 사리에 맞고 법에 어긋나지 않게 막힘없이 변론하였다 대만파라문의 어조는 높았으나 도리가 맞지 않아서 패배하였다고 한다.
 국법에 의하면 변론에서 패배한 자는 머리를 깎아야 하나 존자는 그 자비심으로 국왕에게 그 죄를 면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국왕은 죽음을 면해주었으나 명령을 내려 바라문이 당나귀를 타고 성을 돌게 하였으며 그의 패배를 인정하게 하였다. 바라문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모욕을 당하고 그 화로 토하였다.
『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권11의 기록에 의하면 존자가 바라문이 병에 걸렸다는 소리를 듣고 찾아가서 위로하여 주었으나 파라문은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소리 내어 파사신통존자를 욕하고 대승불교를 비방하였다. 이때 하늘과 땅이 분노하여 대지가 갈라지면서 대만바라문은 땅굴로 빠져 18층 지옥의 불에 떨어졌다.